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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콘텐츠 개발실
[게임의 심리학] 게임을 사로잡는 게이머에게는 이 책이 있다. 본문
평소 '이 게임은 왜 재밌는 걸까?', '왜 계속해서 찾고 플레이하게 될까?'라는 궁금증을 느끼곤 했는데, 이 [게임의 심리학]이란 책을 읽다 보니 그 궁금증이 사람의 심리적인 현상들로 설명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원초적인 본능인 생존과 종족번식을 바탕으로 게임이 왜 재밌는지 쉽게 공감할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내용이 많아 몸에서 도파민이 여러 번 나온 듯합니다.
본격적인 글을 쓰기에 앞서 제가 이 책의 서평 신청을 [게임 유저]로 신청해서 글을 쓰지만, 사실 저는 몇 년 전까지 게임회사에서 게임을 개발하던 개발자였습니다. 지금은 회사 일을 쉴 겸, "사람들이 간편하고 쉽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즐기게 하자"라는 목표로 개인 작업 중에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게임 개발을 하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어 지금도 게임 소식을 접하고 공부하고 있고, 이 책 역시 공부하는 마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유저로서 공감한 내용도 많고, 개발자로서 공감한 내용도 많은데, 그중 하나를 꼽아 유저 그리고 개발자로서 본 의견과 경험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언젠간 질리기 마련이다.
바로 이때 질린 것을 대신 할 만한 걸 찾게 되는데,
세상에 그렇게 수많은 게임이 있음에도 결국 옛날에 했던 게임을 다시 하게 되는 건
바로 이 현상유지편향 때문이다."
‘이때부터 내가 게임을 본격적으로 즐기면서 한 것 같다!'라고 생각한 순간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테일즈위버]를 했을 때로 기억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여러 게임을 더 신나고 길게 했을 수도 있지만, [테일즈위버]가 유독 기억나고 추억이 많이 남는 건 바로 현상유지편향으로 인한 잦은 복귀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2003년 즈음 [룬의 아이들] 소설책을 보면서 전민희 작가가 설정한 판타지 세계관에 관심이 있었고 같은 세계관의 캐릭터를 앞세웠던 [4LEAF] 또한 재밌게 한 기억이 있어, [테일즈위버]가 오픈하자마자 게임에 접속했었습니다. 그 당시 사냥으로 얻은 경험치를 소모하여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시스템이 신선했고, 친구와 함께 파티플레이를 하면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에피소드를 진행하면서 스토리를 알아가는 과정 또한 재밌었습니다. 잠깐잠깐 접속하면서 고등학교를 진학했고, 이후에는 시간이 없어 못 하다가 고3 중반쯤 운 좋게 여유시간이 많아져 다시 본격적으로 [테일즈위버]를 했습니다. 캐릭터를 다시 키우면서 펫도 사고 염색약도 사고 하면서 캐릭터를 알록달록 꾸며보고, 그 전에는 도달하지 못했던 스토리도 클리어 했습니다. 또 전에는 생각에도 없었던 클럽도 가입해서 클럽 원들과 같이 이벤트도 해보고 얘기도 나누면서 시끌벅적하게 게임을 즐겼습니다.
[주사위의 잔영]이라는 게임 요소를 가진 브라우저 기반의 [4LEAF]과
캐릭터를 그대로 계승해서 MMORPG로 탄생한 [테일즈위버]
최근에도 [테일즈위버] 소식을 접하면서 바뀐 내용을 살펴보곤 합니다. 이렇게 문득문득 찾게 되는 이유가 새로운 자극과 변화를 원하는 한편, 현 상황 그대로 계속되길 바라는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었고 복귀할 때마다 새로운 내용이 과하지 않게 더해지면서 처음에 플레이했던 그 모습을 추억할 수 있었습니다.
[테일즈위버]가 저에게 첫 복귀 경험을 준 게임이라면, 요즘 한창 복귀를 반복하는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디아블로 3]가 있습니다. 특히 이 둘은 꾸준하게 시즌이 적용되어, 시즌이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유저에게 선사합니다. 그래서 시즌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들어가서 게임을 플레이하곤 합니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는 복귀를 반복하게 된 지 벌써 6년째 정도 되었으니 참 오랫동안이나 잊지 않고 찾게 되는 대단한 게임입니다.
시즌 이야기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넘어가 보면, 시즌 시스템은 현상유지편향이 돋보이는 게임 시스템입니다. 보편적으로 시즌이란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거나 캐릭터, 아이템 밸런스를 새로이 해 그간의 성장시켜 놓은 캐릭터나 아이템을 초기화(대게는 비시즌 캐릭터나 서버로 이동)하여 유저들에게 큰 변화를 미리 알려주고 이로 하여금 게임을 할 동기를 부여하는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어떤 게임에서는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라는 이름일 수 있고, 또 어떤 게임에서는 업데이트와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개념일 수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시즌8 프리시즌 시작과 함께 새로운 룬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
[디아블로3]는 시즌 12가 시작되면서 전 캐릭터들이 상향되어 재밌는 시즌이 될 것이라 예고함.
제가 게임 회사에 있었을 때도 시즌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복귀 유저를 위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본 서버에 패치 예정인 아이템이나 시스템을 미리 선보여 밸런싱을 맞추거나 개선하고, 성장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던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들을 조금이라도 더 동등한 선상에 놓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물론 각 게임마다 시즌을 도입하게 되는 이유와 시즌 시스템에 형태가 다 다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최소한의 개발 비용으로 최대한의 변화를 끌어내고자 함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도입한 결과로 유저들을 다시 한번 돌아오게 하여 게임을 하게 하는데, 이는 현상유지편향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유저가 복귀했을 때 전과 다른 새로운 내용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돌아왔는데 여전히 접기 전과 똑같은 상태라면 유저의 흥미는 급속도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오히려 전과 너무 다른 상태라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흥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감각과부하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예전에 즐겼던 향수를 느끼며 한두 번씩은 복귀하게 되는데, 이때 감각과부하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큰 틀 안에서 새로운 내용을 여럿 발견하게 되면 다시 재밌게 게임을 하게 됩니다. 과거의 게임 개발사는 이를 위해 스토리 위주의 콘텐츠를 추가하여 그 효과를 봤다면, 요즘은 나날이 커진 게임 볼륨 속에서 유저들에게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피드백을 주기 위해 시즌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입니다.
문득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다시 하여금 제가 이루고 싶은 업적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좀 더 많은 사람이 게임을 개발 프로세스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것이 저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물론 '게임을 하는 사람이 굳이 게임 개발 과정이나 개발자의 의견을 생각해야 하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자신이 생각한 규칙과 패턴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이 게임이 지닌 원초적인 특징이라 생각합니다. 게임 개발과정에 대해 지식은 개발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며, 게임을 좀 더 다방면으로 즐기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개발자 역시 유저들에게 자신의 의견과 개발 과정을 직관적으로 설명하면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쉬워져 목표한 게임을 좀 더 효율적이게 개발할 수 있게됩니다.
이런 점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재밌게 전달할지 막연하기도 하고 주관적인 생각으로 공감을 얻어볼까 하는 유혹에도 빠지곤 하는데 뚜렷한 근거가 뒷받침되고 비로소 응용할 수 있어야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배웠습니다.